EU 배출권거래제도(ETS, Emission Trading System)은 2005년에 출범한 세계 최초의 탄소시장이자, 배출량 규모와 시장 거래규모 측면에서도 가장 큰 탄소시장이기도 합니다.
현재 모든 EU 국가들이 참여중이며, 아이슬란드, 노르웨이, 리히텐슈타인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현재 에너지, 제조업, 항공 부문 등 다양한 분야의 배출사업장(약 10,000여 개소)이 배출권거래제도 내에서 규제되고 있어, EU 전체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40%정도가 ETS로 커버됩니다.
EU ETS는 1~3기(2005~2020)를 거쳐 현재 4기(2021~2030)에 와있으나, 비교적 최근인 2023년 4월 발표된 배출권거래제 강화정책(FIt for 55의 일환)에 따라 큰 제도적 변화가 예상됩니다.
기수에 따라 배출권거래제도의 핵심 운영방식이 계속 변화하고 있는데요, 가장 큰 변화의 추세는는 커버리지의 지속적인 확대(대상업종 확대 등), 무상할당량의 지속적인 축소(=유상할당 증가), 시장 유동성 공급을 위한 MSR(시장안정화예비분)제도 도입에 따른 거래유동성 확대 등이 있습니다.
EU 집행위에 따르면, EU-ETS 시행에 따른 결과로, 발전과 산업 분야에서 2005년대비 약 37%정도의 온실가스가 감축되었다고 합니다.
EU 배출권 가격(EUA price) 변화로 살펴본 EU ETS의 할당방식 변화
1. 1기(2005-2007)
EU ETS 출범초기에는 충분한 배출권이 기업에게 무상할당 되어 배출권 수요에 비해 공급이 충분했음에도 불구하고, 가스가격 상승등의 요인으로 배출권가격이 30유로 이상으로 상승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 추세를 좌우하는 장내 배출권 공급량이 많았기 때문에 배출권 가격의 끝없는 하락을 경험했던 시장이었습니다.
왜 이런 배출권 과잉현상이 나타났을까요? 가장 큰 요인은 할당방식입니다. 당시 할당 방식은 Bottom-up 방식이었습니다. 즉 ETS에 참여하고 있는 회원국으로 부터 자체적인 감축목표인(NAP, National Allocation Plan)을 집행위에서 제출하여 이를 모두 합산하는 방식으로 EU-ETS의 배출허용총량을 결정했던 것입니다. 물론, 각 국이 제출한 NAP를 그대로 ETS에 반영한 것은 아니고, EC 지침에 따라 제출된 NAP를 승인 또는 기각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무 많은 양의 배출권이 그대로 시장에 공급되었습니다. 특히 유상할당 경매에 의한 배출권 공급이 정기적으로 이루어지면서, 배출권 과잉 시장에 배출권이 지속적으로 공급되게 됩니다.
또한, NAP를 합산하여 배출허용총량을 결정했던 할당 방식 뿐만아니라, 과거의 배출량에 대한 데이터가 부재했던 것도 시장실패에 한 몫하게 됩니다. ETS 제도 시행을 위한 MRV(배출량 검증원칙으로 Monitoring, Reporting, Verifying을 의미) 방식이 정립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실제 기업이 배출하는 배출량규모보다 큰 규모의 배출권이 할당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2. 2기(2008-2012)
1기의 시장실패 경험을 딛고 일어서고자 EU는 배출권 할당방식을 바꾸고, MRV를 좀더 정교하게 수행했습니다. 기존의 NAP를 합산하는 Bottom-up 할당 방식을 페기하고, 범EU차원의 감축목표에 따라 배출허용을 정한 후 이를 사업장별로 할당하는 방식을 취하게 된겁니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유상할당 경매가 주기적으로 계속 진행되면서 배출권이 꾸준하게 공급 되었기 때문에 지속적인 가격 하락을 경험하게 됩니다. 물론,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든 2008년 유럽 경제위기와 이런저런 사회정치적 이슈들도 가격에 영향을 주긴했습니다만 개인적으로 가격 대세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3. 3기(2012-2020)
1-2기의 시장실패 경험을 토대로 EU에서는 배출권거래시장에 획기적인 '안정화장치'를 투입하게 됩니다. MSR(Market Stability Reserve, 시장안정화예비분)을 도입함으로서 Backloading을 실시한 것입니다. 배출권 가격 급락하여 10유로 아래까지 떨어지게 되면서 '한계감축비용'에 한참모자란 정도의 배출권 가격이 형성되었는데요,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제도의 취지 달성이 어려워지자 EU에서 고안한 가격 유지 방식이 바로 MSR제도입니다. MSR은 시장 내의 잉여배출권 수량에 따라 배출권 경매를 통한 공급량을 조정하는 제도입니다. 즉, 장내 잉여배출권수량이 과다하면 경매를 중단하거나 경매공급량을 줄이고, 장내 잉여배출권수량이 모자라면 경매를 다시 재개하는 것입니다. 경매 공급을 정부에서 자의적으로하다기 보다는 공개된 조건이 충족되면 경매를 진행 또는 중단하기 때문에 시장에 예측가능성 또한 충분한 것으로 보입니다. Backloading이란 이렇게 배출권의 잉여량이 많아진 경우 경매를 중단함으로써 배출권을 많이 담아두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를 통해 EU 배출권가격은 점점 회복세를 맛보게 되고요, 4기 시작에 대한 기대감과 맞물려 최고가를 갱신합니다.
4. 4기(2021~2030)
배출허용총량을 연 2.2%(3기는 1.7%였음)씩 줄여나가기로 하여 감축 압박이 좀더 강화되었고, 국외감축분을 인정하지 않기로(해외감축을 통한 상쇄배출권 불인정)하여, 배출권 공급량 자체가 감소하였습니다. 또한, MSR의 기능을 보다 강화하여 가격적으로 보다 조여오는 형태의 배출권거래제로 나아가게 됩니다.
다만, 4기 중간에 Fit For 55라는 입법패키지의 일환으로 4기 ETS는 다시 한번 큰 수정을 겪게됩니다. Fit for 55 입법패키지에서 통과된 배출권거래제 강화안에서는 유상할당 비율과 BM할당비율을 크게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수정되게 됩니다.
👉(참고) fit for 55 관련 피드
https://bsbibv.tistory.com/entry/CBAM%ED%83%84%EC%86%8C%EA%B5%AD%EA%B2%BD%EC%A1%B0%EC%A0%95%EC%84%B8%EC%A0%9C%EB%8F%84%EC%97%90-%EB%8C%80%ED%95%9C-%EB%AA%A8%EB%93%A0-%EA%B2%83%EC%B2%A0%EA%B0%95-%ED%88%AC%EC%9E%90%EC%9E%90%EB%93%A4-%EC%A3%BC%EB%AA%A9-EU%EA%B4%80%EC%84%B8%EC%9E%A5%EB%B2%BD-Fit-for-55-%EB%B0%B0%EC%B6%9C%EA%B6%8C%EA%B1%B0%EB%9E%98%EC%A0%9C-CBAM-%EB%8F%99%ED%96%A5
총평
EU 배출권거래제의 히스토리를 배출권 가격 그래프를 통해 쉽게 접근해 보았구요, 다음 EU ETS 피드에서는 보다 세부적인 사항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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